베트남 호치민(사이공)에 3박 4일로 짧게 여행을 다녀왔다. 호치민 근처에 무이네라는 작은 도시가 있어서 그 곳에도 하루 정도 다녀왔는데, 거기서 본 화분들 중에 인상깊은 것들이 많았다.
베트남에서는 온난한 기후로 인해 대나무가 잘 자란다. 또, 바다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조개나 소라 껍데기가 많다. 길거리에 널려 있는 코코넛 열매는 그 자체로 이미 화분의 모양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화분의 재료로 삼을 수 있는 천연재료가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추운 겨울이 오면 밖에 놔두었던 화분들 중 대부분이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거나, 동면에 들어간다. 그러나 따뜻한 베트남에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그냥 365일 내내 식물이 자란다.
대나무, 소라 껍데기, 코코넛 열매 등 천연 화분이 많다. 열대 식물들은 햇빛을 받아 쑥쑥 잘도 자란다. 추운 겨울이 없기 때문에 화분 관리도 상대적으로 쉽다. 이 모든 특성들은 내가 우리나라보다 베트남의 화분 문화가 더욱 발달했다고 느끼게 된 원인인 것이다.
덧붙여, 베트남에서는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거대한 나무들이 마을 어귀에 즐비하다. 크기만 본다면 우리나라 보호수로 지정되고도 남을 나무들이 공터에서 자라고 있다. 사람들은 그 나무들을 빨래 걸이, 해먹 걸이, 반찬거리나 간식 용도인 열매를 얻는 용도, 심지어는 전봇대나 가로등을 거는 기둥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베트남에서는 나무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으며, 사람들과 동거동락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 없다면, 아무리 자연보전의 중요성과 가치를 이야기한들 그저 껍데기 뿐인 구호에 불과하다. 자연보전이라는 단어를 들어도 그 안에서 어떤 추억과, 감정과, 감각의 기억을 다시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화분을 가까이 두고 기르며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베트남에 가서 신기한 화분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재료를 구해 이러한 천연재료로 만든 화분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볼 만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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