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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조경

<민속 조경 이야기>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동네 강아지

강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강아지의 존재 자체도 민속 조경의 일부분이다. 이 열쇠 가게 아저씨는 이렇게 강아지를 가게 앞에 묶어두고 키우고 있다. 가게를 지키려는 목적이라면 사나운 품종의 강아지를 키워야겠으나, 아저씨는 항상 이렇게 하얗고 작은 품종의 강아지를 키운다.
지나가는 아이들은 한번씩 들러 강아지와 인사를 하고, 강아지를 쓰다듬는다. 나무 열매 같은 것을 주어와서 장난감으로 주고 가기도 한다. 나도 가끔 이 곳을 지나칠 때면 강아지와 눈을 마주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간다. 주인 아저씨에게 허락을 받으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도 가능하며, 실제로 강아지를 아침마다 산책시켜주는 주민들도 있다.
나는 강아지를 정말 키우고 싶은 사람이지만,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강아지가 죽는 것이 너무 슬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이 가게의 강아지는 정말 고마운 존재다. 강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 강아지는 주민들의 복지를 증진시켜주는 공공재의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해주고 있다. 물론 이 동네는 인구가 수천명 정도 되는 한적한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자동차와 사람이 많은 시끄러운 동네였다면 강아지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있고, 그 강아지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능한 동네의 풍경. 나는 그 어떤 화려한 풍경보다 그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