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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민속

사람들은 왜 겨울이 오면 눈밭에 낙서를 할까?

12월 25일 호뚱
뭉클 앞으로
2022 메리 크리스마스, 아래에 손바닥도 찍어놨다.
시현 올라감
금례, 옥자

태백산에 등산을 하러 갔다가 사람들이 눈밭에 남긴 낙서들을 발견했다. 오늘 발견한 낙서는 <"~다녀감" 형식>, <"철수 ♥ 영희" 형식>, <명언 형식>, <손바닥 형식> 크게 4가지 형식이었다. 사람들은 왜 이 추운 겨울에 산에 와서 눈밭에 낙서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3가지 정도로 짐작해볼 수 있다.

1. 자신이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화랑 105명 다녀가다…’ 동굴에서 발견된 1200년 전 글씨

울진 성류굴 조사하던 연구소ㆍ공무원이 발견, 신라 정치ㆍ사회사 연구 중요 사료로 평가울진군청 심현용 학예사와 한국동굴연구소 이종희 연구실장이 발견한 신라시대 명문. 정원14년 무인8월

m.hankookilbo.com

 이 세계에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낙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예를 찾자면 최근 울진 성류굴에서 발견된  낙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곳에서  ‘정원 14년 무인년 8월 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가다(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 라는 낙서가 발견되었는데, 정원 14년은 서기 798년, 신라 원성왕 14년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신라 화랑들이 종유석과 동굴벽에 새긴 이름들이 무수히 많이 발견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예를 종합해보았을 때,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선천적인 욕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자연선택에서 보다 많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삼국시대, 조선시대 낙서와 달리 현대의 <눈밭 낙서>는 그 맥락이 조금 다르다. 사람들은 단순히 하얀 눈밭에 무엇인가 쓰여진 모습이 예쁘고, 그 모습을 SNS에 공유하거나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낙서를 하곤 한다. 또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여, 자신이 눈 오는 산에 다녀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한다. 숲 속의 하얀 눈밭에 자신 또는 애인의 이름이 쓰여진 모습은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므로, 이를 인증샷으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3. 그냥 장난을 치고 싶어서

 등산객들은 낙서에 유리하다. 바로 낙서하기 좋은 도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산행의 필수품인 등산 지팡이(등산 스틱)은 낙서하기에 좋은 도구이다. 등산 스틱으로 낙서를 하는 것이 손가락을 눈밭에 찔러넣는 것보다는 훨씬 따뜻하고 간편하다. 또, 등산 스틱이 없어도 겨울 등산객들은 대부분 따뜻한 장갑을 끼고 오기 때문에 낙서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결론

 나무에 낙서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눈밭에 낙서를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그래도 생물들을 크게 상처입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담양 죽녹원에 가면 사람들이 대나무에 엄청나게 많은 낙서를 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눈밭 아래에는 겨울을 나고 있는 식물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굳이 눈밭에 낙서를 하고 싶다면 멀찌감치에서 등산스틱만 뻗어서 살살 낙서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