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는 쌀을 이는 기구이다. 즉, 쉽게 말하면 쌀독에서 쌀을 퍼 올릴 때 쓴다. 그래서, 쌀을 퍼 올리듯 복을 퍼 올린다는 일종의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예전에는 농사가 끝난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집에서 복조리를 만들어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정초에 1년동안 사용할 조리를 한번에 구매하곤 하였는데, 이 때 사는 조리는 특별히 "복조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예전부터 우리나라 가정집에서는 방 한쪽 구석이나 마루 한 귀퉁이, 기둥 같은 곳에 복조리를 걸어두는 풍습이 있었다. 단순히 사용하기 쉽게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를 통해 집안에 복이 들어오기를 기원했던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복조리를 2개 짝지어 걸어두기도 하며, 복조리 안에 돈이나 엿을 넣어두기도 한다. 요즘은 로또복권을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복조리의 효과를 강화시키려는 행위로 보인다.
요즘은 집에 복조리를 걸어두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없다. 일단 집에서 직접 밥을 해먹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복조리가 아니라 그냥 컵으로 쌀을 퍼서 밥솥에 집어넣는 사람들이 많으며, 젊은 사람들 중에는 복조리에 관한 믿음을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필자는 실내디자인의 미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초가집같은 전통가옥에 복조리를 걸어두는 것은 꽤나 잘 어울리는데, 도시의 일반적인 가정집에 복조리를 걸어두면 어딘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식점이나 가게, 숙박업소 등에서는 복조리를 걸어둔 경우를 꽤 자주 보게 된다. 이번에 우연히 한 돈까스집에 갔는데, 엄청난 크기의 복조리가 걸려 있었다. 크기가 크면 복조리의 효과도 커질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
복조리는 아니지만, 나도 일종의 행운의 상징으로 네잎클로버를 지갑에 넣고 다닌다.

<참고자료>
마을의 산죽으로 복조리를 만드는 전라남도 화순군 복조리 마을
전라남도 화순군에 자리한 복조리마을에서는 마을주민들이 오래전부터 농한기에 복조리를 만들어 팔았다. 이 마을에는 복조리를 만드는데 최적의 재료인 ‘산죽(山竹)’이 많이 자라고 있다.
ncms.nculture.org
국립민속박물관웹진
국립민속박물관 웹진은 국립민속박물관의 각종 소식과 활동을 알리고 우리 민속에 담긴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공간입니다.
webzine.nfm.go.kr
복조리(福笊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장승의 변화와 재구성을 보여주는 <소방관 장승> (0) | 2023.07.08 |
|---|---|
| 편의점 앞 "플라스틱 의자"와 동네 슈퍼 앞 "마루"의 차이점 (0) | 2023.07.07 |
| 주택가 미니 텃밭에 관한 생각 (0) | 2023.07.05 |
| '아재 폰케이스'란 무엇인가? (0) | 2023.06.30 |
|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일회용 플라스틱 (0) | 2023.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