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에는 세대별로 특정한 취향을 공유한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고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음악,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무늬, 할아버지들이 좋아하는 안주 등등..
물론 이러한 "세대별 취향론"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대별 취향론"이 종종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관련된 유튜브 영상 같은 것이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세대별로 특정한 취향을 공유하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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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것이 2007년 1월 9일이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데, 그 이후 한국사회의 일상 풍경은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다. 이제 거의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개성있게 꾸밀 수 있는 스마트폰 케이스도 수없이 많이 출시되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갑형 폰케이스" 인데, 이 제품의 특징은 지갑처럼 지폐, 현금, 명함 등을 많이 끼우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폰케이스는 사람들에게 "아재/아줌마 폰케이스"라고 불리고 있다. 나는 중년은 아니지만, 순전히 지갑을 따로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서 이 폰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폰케이스 좀 바꿔라." "아저씨도 아니고 왜 그런 케이스를 쓰냐." 등의 핀잔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왜 이 지갑형 폰케이스는 "아재 폰케이스" 또는 "아줌마 폰케이스"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단순히 우리나라의 중년 세대가 실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 지갑형 폰케이스를 많이 사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세대들도 그에 못지않게 실용성을 중시한다. 인터넷에 그 이유를 분석한 글들이 많은데, 대부분 이런 이유를 들고 있다.
1. 지갑형 폰케이스는 대부분 가죽 재질을 모방한 경우가 많다. 중년 세대에게 가죽 재질은 곧 고급스러운 것이고, 경제적 안정을 상징한다. 따라서 밋밋하고 단순한 폰케이스보다는 가죽 무늬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2. 중년 세대는 카드, 명함, 현금을 젊은 세대들보다 많이 들고 다닌다. 따라서 수납기능이 뛰어난 지갑형 폰케이스를 선호한다.
3. 중년 세대는 젊은 세대보다 "지갑"이라는 존재 자체를 익숙하게 여긴다. 체크카드가 없었던 시절을 더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갑이나 수첩처럼 접었다가 펴지는 형태의 폰케이스를 더 친근하게 여긴다.
내가 찾아본 것은 위에 보이는 크게 3가지 이유인데, 어느 정도 나도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라서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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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회에 새로운 발명품이 등장하여 보편화되면, 그 발명품으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상품들의 시장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 시장에서 세대별로, 계층별로, 지역별로,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집단은 비슷한 물건을 소비하게 되고, 이는 다시 그 세대,계층,지역 등의 집단성을 대내외적으로 강화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집단별 취향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다시 사람들에게 소비되며 특정한 세대, 계층, 지역이 실존한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보다 강하게 심어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스마트폰 케이스와 관련된 어떠한 취향론이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참고자료>
아재 아줌들 폰 케이스 특징.jpg
뚜껑있는 가죽 케이스 좋아함왜 좋아하는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좋아함
www.f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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